여름내 닫혀 있던 방충망을 열었더니 창가에 이 녀석들이 집을 짓고 있었다.
대충 말벌과의 녀석들인것 같은데 정확한 종류는 알수가 없다.
시골 집에 내려가면 꼭 처마밑에 집을 짓고 있는 몇몇 그룹이 있곤 했었다.

그러보니 벌에 관해서 기억나는 이린 시절의 추억이 몇가지 있다.
낚시에서 벌의 애벌레는 지렁이보다 좋은 미끼였다.
탱자나무 울타리 사이에 놓여있는 벌집을 기어코 따서 낚시를 하곤 했었다.
그리고 기억나는 것은 햇빛도 들지않는 빽빽한 대나무 숲에 길게 매달려 있던 벌집이다.
벌을 본 기억은 없고 길다랗게 늘어진 벌집이 대나무숲 분위기와 맞물려 으스스하게 하곤 했었다.
무엇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땡삐를 건드렸을 때다.
내가 초등학교 3~4학년이던 시절이었을텐데 동네 뒤의 논을 뛰어다니다가 논둑에서 벌집을 발견했다.
땡삐라는 놈은 땅벌이어서 땅속에 집을 짓는데 그 구멍을 찾는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
동네 녀석들과 땡삐 집으로 드나드는 구멍을 옷갖 방법으로 괴롭힣 무렵 그 녀석들의 무서움을 알게 되었다.
뺑삐의 특징이 끝까지 쫒아온다는것인데 결국 그날 6~7번이나 벌침을 맞아야했다.
잔뜩 쏘이고 부어오른 동네 녀석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

그렇게 벌집을 건드리며 놀았던 마지막 기억을 드듬어 본다. 언제던가…


벌집 속에 애벌레들이 보인다.


입에 물고 있는 노란 것들은 꿀이려나?


카메라를 노려보는 한 녀석.


위에 그 녀석을 crop



사진을 찍은 후에 벌집을 때어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대로 두고서 생각날때마다 사진을 찍을걸 그랬다.
시골 처마밑을 가만히 떠올려보니 이 녀석들은 집을 지었던 곳에 다시 집을 짓는다.
내심 기다려지기도 하는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