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중 가장 화려한 5월의 화단.
작약으로 시작해서 장미까지 피어나면 마당 가득 꽃향기가 넘친다.
매일매일 누군가 초대해서 자랑하고 싶은 꽃의 계절.

작약

화단 공사하면서 작약 얘기를 했더니 일하던 반장님이 과천 놀러오면 그냥 챙겨주신다고 하여 주말에 달려가서 공짜로 받아왔다.
옮겨심은 작약은 첫해에 꽃이 피지 않기에 한참을 기다려 꽃을 보고 더 화려하고 다양한 네덜란드 작약에 관심이 갔었다.
하지만 계속 보다보니 이 토종 작약꽃이 더 이쁘고 고와보이는건 왜인가.


안젤라

우리집 본격 첫장미.
길을 걷다보면 흔하게 만날수 있는 덩굴장미이고 우다다다 한꺼번에 피어난다.
키우기도 쉽고 저렴하고 아름답고 향기로와서 요즘엔 어딜가나 쉽게 볼수 있다.
헌릉화훼단지에서 물어보니 얼마전에 한명이 싹쓸이 해가서 없다고 해서 아쉬웠는데 마침 서울장미원에 있다고 하여 구해왔다.
3년정도 지나니 이제야 좀 맘에 들게 풍성해져서 뿌듯하다.
다만 이 엄청난 가지들을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고민 한가득이다.


거트루드 제킬

영국 제임스오스틴사의 장미다.
나름 족보있는 장미라서 꽤 비싼 가격인데 안젤라와 함께 서울장미원에서 데려왔다.
촘촘하면서도 무시무시한 가시때문에 조심히 관리해야한다.
초반 화형이 너무 이쁘고 꽃향기가 제임스오스틴 중에서도 최상급에 속할 정도로 아주 강한 클래식향을 풍긴다.
한두송이만으로도 마당을 가득 채울 정도의 향기라고 할까.
대형 토분에서 소중하게 키웠으나 욕심만큼 자라지 않아서 한해전에 노지식재를 했다.
제킬은 관목으로도 키울수 있고 덩굴로도 키울수 있다고 하는데 조금 늦게 노지로 데려온게 아닌가 싶다.
시름시름 앓으면서도 올해는 이쁘게 꽃을 피웠는데 내년을 기약하기 어려워보이는건 안타깝다. 튼튼한 도장지 하나 올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찰스 다윈

노랑장미를 키우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서울장미원에서 데려왔다. 역시 영국 제임스오스틴사의 장미다.
진한 노란색을 원했는데 가끔 하얀장미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노랗게 시작해서 우아한 화형을 뽐내면서 유지하다가 하얗게 색이 빠지면 어느새 꽃잎에 한번에 훅 다 떨어진다.
화형 유지하고 있는게 귀족스럽다고나 할까. 내뿜는 형기도 제킬처럼 화려하지 않고 은은하게 매력적인 향이다.
다윈은 가시가 많지 않아서 편하긴 한데 가녀린 가지에서 꽃을 많이 피우기 때문에 꽃이 무거워서 쳐지는게 조금 안타깝다.


사하라

이녀석도 노랑장미를 가지고 싶어서 서울장미원에서 데려왔다. 덩굴장미라서 데려와서 바로 담장 아래 자리를 잡았다.
데리고와서 보니 주황색에서 핑크까지 색변화가 넘쳐나서 즐거운 장미다.
더구나 이름만큼 강한 녀석이라 엄청나게 잘 자란다. 자고나면 새 가지가 길쭉하게 뻗어있다고나 할까.
3월에 줄기만 잘 유인하면 엄청난 꽃봉오리를 볼 수 있다.
너무 잘 자라는 탓에 내 시야를 벗어난 곳에서 숨어서 피는게 많다는게 아쉽기도 하고 가지가 많이 나오니까 가지치기의 난이도가 높다.
요즘 우리 사모님의 최애장미라고 할수 있다.


노발리스

도도한 보라색장미가 가지고 싶다는 사모님 뜻에 따라 온라인으로 데려온 독일장미 노발리스.
장미시즌이 지난때라 근처 장미원에서 보고 데려오지 못하고 데려왔는데 튼튼하게 잘 자라주었다.
첫해에 노지에 심었더니 아뿔싸 직광에 엄청 약하네? 그제사 찾아보니 꽃잎이 약해서 직광에 노출되면 타버린다고 한다.
부랴부랴 대형토분으로 옮겨서 지붕아래로 피신시켜서 처음 보는 꽃이다.


퀸엘리자베스

올해 대림원예종묘 이사했다고 해서 구경갔다가 관목장미가 있으면 좋겠다는 사모님이 데려온 미국장미.
첫해인데도 몇송이 꽃을 보여주어서 이쁜데 병해충에 조금 약한게 아닌가 걱정도 되고.
레드장미를 원해서 데려왔는데 말이지..넌 내년에 다시 보자!


창문밖으로 이쁜 꽃이 만발한 5월의 정원. 잔디깍아야겠다.

남들이 보는 시선.
담장이 화려해졌다. 한쪽이 조금 심심한데 제킬이 힘내주면 좋겠다.

내년 5월에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