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출봉에서 일찍 내려와서 여기를 꼭 가보고 싶었다.
물 빠지기 시작하면 멀어져가는 해안따라 찰방찰방 물놀이하면서 이것저것 잡기도 하고 가볍게 놀기 좋은 곳이라서.
보트까지 타고나니 시간은 이미 5시쯤. 여기서 길게 놀면 저녁식사와 숙소까지 애매해질 시간이다.
그래서 사모님은 은근히 그냥 지나가고 싶어 했지만 이번 여행 나의 원픽이므로 잠깐 구경이라도 해야겠다면 멈췄다.
일부러 물때 맞추기도 어려운데 마침 간조니까 가야지..

해변 건너편 넓은 주차장에 차를 대고 큰길을 조심히 건너서… 주차장 멀리 한라산도 보이네.
날은 어느새 구름이 살포시 퍼지고 있다. 좀 전에 다녀온 일출봉을 바라보며..
올레길 1코스가 끝나고 2코스가 시작되는 곳이다.
이런 이쁜 모래(?)밭을 지나서 들어간다. 맨들맨들 느낌 좋다. 현무암이 풍화되어서 만들어진 모래다. 그래서 검은색.
조금 늦게 와서 물이 많이 빠져있지만 이런 풍경은 처음이라~
펄펄 끊던 용암이 바다와 만나 빠르게 식으면서 형성된 해안이다.
붉은 바위와 녹색의 이끼가 장관을 이루는 곳인데…이끼 어디갔니? 덕분에 미끄럽지는 않다만.
새해 첫날 일출봉 옆으로 해뜨는 풍경을 보기 위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요런 물멍덩이들에서 문어도 잡고 물고기도 잡고 노는곳. 누구는 낚시를 하고 누구는 해변에서 승마를 하고 그런 곳.
체험 승마 명소인데 코로나로 인해 잠시 휴업하시는듯.
남들 문어잡을떼 군소를 잡아봤다. 건드리면 보라색 색소를 뿜어낸다.
생물 채집은 다인이 담당. 촉감 좋다고 신났어요~
물이 있는 곳은 이제 들어가서 놀기엔 조금 힘든 곳.
오~~ 말달리는 분도 계시고.
자연인데 뭔가 인공미가 느껴지는 그런…
요 지점에서 딱 바닷물을 만나서 식었다가 풍화되었나보다.

다음에는 좀 길게 놀면서 물놀이 하고 싶은 곳.
언젠가는 일출봉 옆으로 뜨는 해도 여기서 볼수 있기를.